대장암...위암에 이어 2위로 증가..
페이지 정보
본문
[‘한국인의 암’ 분포가 달라졌다] (上)
• 위암·자궁암 줄고… ‘서구형’ 대장암·전립선암 늘어
한국인의 암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 ‘2005년 암 환자’ 자료(건강보험공단)를 본지가 입수해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한 결과, 서구식 식생활과 진단 기법의 발달 등으로 대장암과 갑상선암이 급증했고, 전통적으로 많았던 간암·폐암·자궁경부암 등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었다. 새로 발생하는 인구당 암 환자는 남녀 모두 고령인구가 많은 전남지역이 1위였고, 경북이 뒤를 이었다.
**서양인에게 많은 대장암이 남녀를 합친 전체 암 순위에서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대장암은 2002년엔 위-폐-간암에 이어 4위였으나, 2003년부터는 간암을 앞질러 3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외과 박재갑 교수는 “육류나 가공식품 위주의 서구형 식사가 주 요인”이라며 “40대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이후 3~5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여성 암환자 8명 중 한 명이 갑상선암
2001년 여성암 7위(2977명)를 차지했던 갑상선암이 2002년 4144명, 2004년 9331명, 2005년 9634명으로 매년 급증, 4년 만에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 되었다. 전체 여성 암 환자 8명 중의 한 명꼴이다. 여성 암은 2001년까지는 위암, 2002~2004년은 유방암이 가장 많았다. 갑상선암이 급증한 것은 초음파 검사 등 진단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2005년 봄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김모(여·47)씨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하는 김에 갑상선암 검사까지 함께 받았는데, 목 주위에 0.5㎝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조보연 교수는 “1㎝ 미만의 암은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서구형 식생활에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남성은 전립선암이 늘고 있다. 여성은 출산 횟수와 모유 수유가 줄어든 탓에 유방암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형적인 서구 선진국형 현상이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2001년 암 발생률 자료에서 남성암 9위였던 전립선암은 5위로 뛰어 올랐고, 유방암은 2005년 갑상선암에 밀렸지만 여전히 증가 추세이다.
반면 여성암 4위를 차지했던 자궁경부암은 6위로 내려갔다. 건강보험공단연구센터 김기영 팀장은 “전립선암과 유방암은 증가율이 연간 11%이상으로, 위암(4.3%)의 3배가량이나 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신해림 부장은 “식생활 변화와 위생 상태 개선으로 위암이나 자궁경부암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60세 이상 남성 암 발생률이 여성보다 2.2배 높다
암은 60대에 발병률이 높아 남성은 전체 환자의 60%가 60대 이상이었고, 여성은 43.5%였다. 암은 수십 년 간 수많은 발암 인자의 영향이 쌓여 발병하는 것이므로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암 환자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는 “암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세포가 늙을수록 DNA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며, 이는 암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2배나 높았다. 남성의 경우 오랜 사회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이 여성보다 훨씬 많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반면 30대와 40대에선 여성 암환자들이 더 많았는데,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늦은 결혼, 적은 출산, 모유 수유 감소 등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연구센터 김기영팀장은 “여성의 경우 30대엔 자궁경부암, 40대엔 유방암이 집중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남성들의 암은 위·폐·간·대장암 이외에 연령대별로 1가지씩 특징적인 암이 나타난다. 40대는 갑상선암, 50대는 방광암, 60대는 전립선암이다.
김동섭 기자 dskim@chosun.com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도움 주신분=중앙대 통계학과 김삼용교수, 중앙대 대학원 통계학전공 정다운, 국민건강보험공단 김기영부장·주원석차장, 국립암센터 정규원 연구원
• 위암·자궁암 줄고… ‘서구형’ 대장암·전립선암 늘어
한국인의 암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 ‘2005년 암 환자’ 자료(건강보험공단)를 본지가 입수해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한 결과, 서구식 식생활과 진단 기법의 발달 등으로 대장암과 갑상선암이 급증했고, 전통적으로 많았던 간암·폐암·자궁경부암 등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었다. 새로 발생하는 인구당 암 환자는 남녀 모두 고령인구가 많은 전남지역이 1위였고, 경북이 뒤를 이었다.
**서양인에게 많은 대장암이 남녀를 합친 전체 암 순위에서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대장암은 2002년엔 위-폐-간암에 이어 4위였으나, 2003년부터는 간암을 앞질러 3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외과 박재갑 교수는 “육류나 가공식품 위주의 서구형 식사가 주 요인”이라며 “40대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이후 3~5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여성 암환자 8명 중 한 명이 갑상선암
2001년 여성암 7위(2977명)를 차지했던 갑상선암이 2002년 4144명, 2004년 9331명, 2005년 9634명으로 매년 급증, 4년 만에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 되었다. 전체 여성 암 환자 8명 중의 한 명꼴이다. 여성 암은 2001년까지는 위암, 2002~2004년은 유방암이 가장 많았다. 갑상선암이 급증한 것은 초음파 검사 등 진단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2005년 봄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김모(여·47)씨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하는 김에 갑상선암 검사까지 함께 받았는데, 목 주위에 0.5㎝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조보연 교수는 “1㎝ 미만의 암은 당장 수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서구형 식생활에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남성은 전립선암이 늘고 있다. 여성은 출산 횟수와 모유 수유가 줄어든 탓에 유방암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형적인 서구 선진국형 현상이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2001년 암 발생률 자료에서 남성암 9위였던 전립선암은 5위로 뛰어 올랐고, 유방암은 2005년 갑상선암에 밀렸지만 여전히 증가 추세이다.
반면 여성암 4위를 차지했던 자궁경부암은 6위로 내려갔다. 건강보험공단연구센터 김기영 팀장은 “전립선암과 유방암은 증가율이 연간 11%이상으로, 위암(4.3%)의 3배가량이나 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신해림 부장은 “식생활 변화와 위생 상태 개선으로 위암이나 자궁경부암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60세 이상 남성 암 발생률이 여성보다 2.2배 높다
암은 60대에 발병률이 높아 남성은 전체 환자의 60%가 60대 이상이었고, 여성은 43.5%였다. 암은 수십 년 간 수많은 발암 인자의 영향이 쌓여 발병하는 것이므로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암 환자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는 “암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세포가 늙을수록 DNA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며, 이는 암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2배나 높았다. 남성의 경우 오랜 사회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이 여성보다 훨씬 많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반면 30대와 40대에선 여성 암환자들이 더 많았는데,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늦은 결혼, 적은 출산, 모유 수유 감소 등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연구센터 김기영팀장은 “여성의 경우 30대엔 자궁경부암, 40대엔 유방암이 집중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남성들의 암은 위·폐·간·대장암 이외에 연령대별로 1가지씩 특징적인 암이 나타난다. 40대는 갑상선암, 50대는 방광암, 60대는 전립선암이다.
김동섭 기자 dskim@chosun.com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도움 주신분=중앙대 통계학과 김삼용교수, 중앙대 대학원 통계학전공 정다운, 국민건강보험공단 김기영부장·주원석차장, 국립암센터 정규원 연구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